최근 국회의 담을 헐고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고 하여 새삼스럽게 국회을 되돌아 봤습니다. 정면에서 볼 때 오른쪽에 여성 왼쪽에 남성 애국 애족의 군상을 표현 전체적으로 어디선가 많이 본 느낌 - 한 쪽으로 상승하는 구도, 올려다 보는 시선 처리, 사명감에 불타는 표정, 강인해 보이는 육체, 바람을 맞받아 나아가는 머릿결 처리, 들어 올린 팔, 연설을 하는 듯 한 손!! 어디선 본 느낌일까요? 이 조각상이 들고 있는 태극 문양을 횃불로 바꾸면 어떻겠습니까? 또는 망치로 바꾸면 어떻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옛 소련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많이 보던 조각상의 형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회가 집회와 시위의 광장으로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회와 시위를 하실 분들이 왜 시청앞에 가서 해야합니까? 국회가 국민을 대표한다고 하면서 왜 그 분들이 시청앞에 가서 시위를 해야합니까? 서울 시청이 국민을 대표합니까?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라고 국회가 스스로 주장하지 않습니까? 국회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합니다. 왜 국회를 집회와 시위로 부터 법으로 엄격하게 분리합니까? 국회를 집회와 시위로 부터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는 한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아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조각상 주변에는 온통 검은 색 대형차들 그리고 안에는 검은 색 옷을 입은 의원들(저도 이 중에 포함.) 그 밖에 국회를 둘러싸고 있는 육중한 담, 경비(최근 경비가 강화되고 위압적인 분위기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등등은 생략하겠습니다. 국회에 놀러온 어린이들, 이들에게는 좀 친절하고 인간적이고 부드럽고 환한 국회를 물려줘야하지 않겠습니까? 멀리에서 버스를 대절하여 국회에 놀러 오는 분들도 국회에 들어 오시면 경직된 표정이 되십니다. 분위기가 그러니까요. 얼굴들 좀 푸시고 편안하게 놀다 가시기 바랍니다.
국회를 어떤 컨셉으로 지었을까?
국회 정면 양옆에 있는 한 쌍의 조각상을 함께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체주의, 국가주의, 권위주의를 이념으로 만든 조각상입니다. 박정희 시대에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국회 전체가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 져 있습니다.
문제는 겉모습만 이런 것이 아니라 국회를 채우고 있는 소프트웨어도 이렇게 돼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에서 만드는 법들도 대개는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들을 통치 대상, 계몽 대상, 교육 대상으로 보고 있는 사고 체계로부터 아직도 국회가 그리 크게 벗어난 것
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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