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2] 최문순, 이 사람의 화법
<MBC 재임시절>
♤ "천천히 하세요^^"
이십년 남짓 현역기자 생활이 몸에 밴 최문순 의원. 그는 말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있어 가끔 보좌진을 긴장케 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지켜본 그의 모습은 그랬다. 보좌진과 처음 대면하던 날 그는 “70%는 놀면서 30%만 일하세요. 어허허허”라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흩날렸다. 그의 소탈한 모습에 보좌진은 안도했다. 가뜩이나 일이 많은 의원실에서 사무실의 대장인 의원이 채근을 하게 되면 보좌진은 이중 삼중의 부담을 안고 일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겪어보니... 그는 강호의 고수였다.
“70%는 놀면서”라는 말은 '업무'를 노는 것과 같이 즐기면서 하라는 반어였다. 즐기면서 해야 할 것도 '일(70%)'이요, 마땅히 해야 할 업무도 '일(30%)'이기 때문에 결국 계속해서 '일'만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잠시나마 보좌진에게 '헛된'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의원은 키가 커서 그런지 늘 보좌진 머리 꼭대기에 있다.
♤ ‘네’, ‘네네’, ‘네네네네에~’의 의미
1. ‘네’_ 안될걸요.
2. ‘네네’_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3. ‘네네네네에~’_ 적극 검토할 것이며 성과로 연결시키겠습니다.
보좌진이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해독한 의원의 암호다. 물론 의원과의 대화 도중 위 1번이나 2번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해독이 맞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의원만이 가지는 특유의 화법이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황산벌’에 나왔던 전라도말의 ‘거시기’와 ‘머시기’ 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불분명한 관용어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에 지레 실망은 'NO!'다.
by 발효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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