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꿋꿋이 남기련다.
블로그 관리에 열심인 친구에게서 글 좀 쓰라는
압박을 받다가 혹 여러분들도 이 시가 요즘 많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 공감하자는 차원에서
시 한 수 적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아마 블로그 관리하는 친구는 이 글을 보며
핀잔을 줄지 모르지만, 난 꿋꿋이 남기련다.
여러분도 한번 소리 내어, 혹은 속으로 음미하며
촛불이 밝혀지는 광화문과 시청
그리고 오늘을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
60년대 학생운동을 하셨다는 대통령께도
다시 새롭게 읽어 보시길 감히 청해본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by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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