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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문순c네 식구들 이야기

촛불집회, 누구를 ‘OUT'시키는가...

촛불집회, 누구를 ‘OUT'시키는가...  


 

촛불집회가 오늘로 52일째에 접어들었다. 집회 장기화 및 쇠고기 추가협상 발표로 동력이 소진되는가 싶더니 주말에도 많은 촛불이 광장을 찾았다. 50여일 이라는 긴 시간동안 촛불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의료보험․공기업․상수도 민영화, 교육자율화, 대운하 밀실추진, 공영방송 장악음모 등 많은 이슈들을 의제로 발전시켰다. 아무도 막지 못할 것 같았던 MB의 독주를 수백만의 촛불이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이 치러진 작년, 오로지 경제만 살려달라는 국민의 바람은 ‘묻지마 투표’로 이어졌고 MB에게 50%에 육박하는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쇠고기 파동으로 7.4%로 급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병천 교수의 지적처럼 자신은 학습할 줄 모르면서, 국민에게는 거대한 학습의 기회, 정치적 교육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광장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되는 ‘MB OUT’이라는 표어를 보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낀다. 국민에 의해 탄생한 참여정부 그리고 국민에 의해 지켜진 탄핵사태, 모두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환영은커녕 그 어떤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발언권조차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집회에 참여한 당직자들은 광장 한 구석에 깃발을 감춘 채 조용히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실은 ‘정권의 위기’ 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수백만의 촛불의 요구를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다는 점과 그 역할은 소수이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의 몫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곧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 구성문제로 심각한 내분에 휩싸여 있다. 지금은 집안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모습이 국회 등원거부에 대한 명분마저 잃게 할 수 도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여당과 MB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이런 정국에서도 미동도 하지 않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소수 야당이라 어렵다면 촛불정국의 힘을 빌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머리를 짜내야 한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국민들에게 영원히 무능한 존재로 낙인찍혀 아웃당하는 것이다.


                                                                                                                          by 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