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병순 사장이 갑자기 양승동 회장 등을 파면한 이유

 

 

KBS 이병순 사장이 갑자기 양승동 회장 등을 파면한 이유

 

 

 

KBS 이병순 사장은 왜 갑자기 사원행동의 양승동 회장과 김현석 대변인을 파면하고 성재호 기자를 해임했을까? 파면과 해임은  KBS 에서 사원들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징계입니다. 이런 중징계가 갑자기 전격적으로 결정되어 본인들에게 통고됐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중징계가 결정됐을까?  KBS가 사원 행동에 대해 징계 사유로 적시한 사안들은 작년 8월 8일 부근에 발생한 일들입니다. 그러니까 정연주 사장을 강제로 해임하기 위해 KBS 사옥 내에 불법적으로 경찰이 투입됐을 당시의 일들인 것입니다. 당시 사원 행동은 경찰 투입에 저항하며 물리적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5개월 전의 일인 것입니다. 그러면 왜 5개월 동안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어제 (16일) 징계를 내린 것일까요?

 

KBS 노동조합과 사원행동의 연합 공동 집행부의 구성을 저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작년에서 올해로 넘어오는 사이에 KBS 노동조합은 집행부가 임기 만료로 교체됐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위원장이 선출된 것입니다. 새로 선출된 위원장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사원행동과 힘을 합쳐 연합 집행부를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집행부의 일부 직책을 사원행동으로부터 사람을 파견받아서 공동으로 집행부를 구성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노동조합과 사원행동이 한달여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시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구성이 완료돼 가고 있었습니다.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가 노동조합 내에 구성되는 공영 방송 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구체적인 직책등이 정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중징계가 내려진 어제는 연합 집행부가 최종적으로 완료되는 시점이었습니다. 공동 집행부 구성을 위한 협의가 마무리되어 가던 시점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이병순 사장이 쐐기를 박은 것입니다. 공동 집행부가 출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원행동에 대해 중징계를 한 것입니다. 

 

KBS 신임 노조위원장이 선거에서 경쟁했던 사원행동과 연합 집행부를 구성하고자 했던 이유는 정부 여당에서 추진하는 '(가칭) 공영 방송법'이 주로 KBS의 위상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공영 방송법은 한나라당에서 이미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바 있습니다. 이 공영 방송법의 주요 내용은

 

1) KBS 2 TV의 광고를 20%로 줄이고 수신료로 충당한다.

2) KBS와 EBS를 묶는 공영 방송위원회를 둔다.

3) KBS에 경영위원회를 둔다.

4) KBS의 예결산을 국회에서 심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는 등입니다.

 

개략적으로 KBS를 정치권력의 영향력 아래 묶어 두고 재정적으로는 수신료를 대폭 인상하여 그 재원으로 KBS를 운영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병순 사장의 정략적인 중징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 사장은 그동안 국회에 출석해서도 사원행동 징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요구받았고 실제로 본인도 그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입장을 바꾼 것은 노동조합의 자율성에 개입하기 위해 징계권을 자의적으로 남용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권력의 개입이 있었다는 KBS 내부의 규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심 절차를 통해서 원상복귀 할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지배 개입하는 행위도 불법 행위이니 만큼 이 역시 즉시 중단 할 것을 아울러 촉구하는 바입니다.

 

2009.1.17

최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