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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대정부질문

[본회의 5분발언]명백한 공격자 반칙이다.


1월 9일 국회 본회의

법안의결 후 진행된 민주당 최문순의원의 5분 발언 전문



명백한 공격자 반칙이다.


  최근 국회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께서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여야 대표들이 주요 합의를 이룬 것은 일종의 휴전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서명 날인된 휴전 협정 과정과 절차에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대표들이 서명한 만큼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신사적인 행동이라고 봅니다. 물론 각자의 당내에서 불만을 표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이 자리에서 얘기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원들께서 불편함을 표현하시기 때문에 저도 나름의 관점과 의견을 밝히고자합니다.


이번 사태에서 언론관련 법안들이 핵심적 문제가 된 것은 유감입니다. 이번 문제를 포함해서 언론 문제들은 이명박 정권들어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관련 문제들에 대해서 저희들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에 대해 그동안 하고 싶은 것을 다했다, 하고 싶은 대로 다했습니다. 민주당이 막아서 못한 일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MBC PD 수첩에 대해 검찰이 그 내용을 직접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수사 검사가 사표까지 제출했습니다.


또  KBS 이사장 교체, KBS 이사 강제 해임, KBS에 경찰 투입, KBS 사장의 해임과 검찰 수사


YTN에 언론특보 출신 사장 선임 그리고 기자들 대량 해고와 징계


대기업의 방송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

지역신문기금과 신문발전 기금 삭감

그리고 지금 막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긴급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나하나 모두 언론계에는 충격적인 사건들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부 여당이 1년 내내 하고 싶은 대로 결국은 다했다. 민주당이 막아서 못한 것은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더 나아가서 금융위기 속에서 140조에 달하는 정부의 은행 지급 보증을 아무 이견 없이 동의해줬고 이는 야당으로서는 세계에서 제일 빨리 동의한 기록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또 내년 예산안 편성도 정부 여당 하고 싶은 대로 다했습니다.


민주당은 지지자들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았을 정도로, 저 자신도 우리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럴 정도로 큰 흐름에서는 지난 1년 정부 여당이 하고자 하는 일을 그렇게 크게 막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 저변에는 정부 여당에 대한 선의도 있었고 새 정부가 출범해서 잘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또 민주당이 힘이 약해서 막지 못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에 있어서 한나라당은 선의를 악의로 돌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오늘 문방위에서 법안 심사를 시작했습니다. 여야가 합의한 3개 법안을 제가 들고 나왔습니다.

 

전파법 일부 개정 법률안 발의날짜가 12월 3일입니다. 언론중재 관련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날짜가 12월 24일입니다. 성탄절 이브에 법안 내놓고 12월 31일까지 통과 시켜달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문화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안은 모 의원이 12월 24일에 대표 발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11월 12일에 제출한 정부 법안이 여기 제가 가지고 나왔습니다. 법안 제안 이유와 내용 등이 똑같습니다. 정부가 만든 법안을 국회의원이 이름만 빌려준 것입니다. 우리가 국회를 심부름센터, 퀵 서비스라고 부르는 생생한 증거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언론 중재법 12월 4일 K모 의원이 발의했습니다. 그런데 12월 24일 발의 의원이 다른 사람으로 바뀝니다. 서로 할당을 하는 과정에서 바뀐 것입니다.

 

내용도 수시로 바뀝니다. 본회의장에 농성 중인데 기자들에게 전화가 와서 한나라당 법안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입장이 뭐냐 이렇게 물어옵니다. 저는 본적도 없는 법안을 자신들끼리 수시로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발의 주체, 발의 내용이 수시로 바뀌고 한나라당 의원들께서도 잘 모릅니다.


저는 정부 여당은 둘째로 치고 저 자신에게 스스로에게 이게 용납이 안 됩니다.


한나라당 의원들께서 민주당을 비판하시는 것 좋습니다. 그러나 그 비판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명백히 공격자 반칙이라고 봅니다. 국회와 입법권의 권위, 그리고 야당의 존립 근거를 묻는 심각한 반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이 없으면 수비도 없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