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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대정부질문

[대정부질문]“다 내놓고 빅딜하자!” - 미디어법 관련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2009. 2. 18 대정부 질문  

      
“다 내놓고 빅딜하자!”

    - 미디어법 관련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형오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새봄을 건강하게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민주당 비례 대표 최문순입니다.

2월 국회도 온통 언론 문제입니다. 연쇄 살인 사건으로 용산 참사를 덮는다는 청와대 이메일, 그 발상, 집행, 뒤처리-저는 이 사건을 우리의 윤리 수준이 가장 밑바닥까지 갔다는 경고의 신호로 이해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이 도덕적 파탄의 신호를 잘 읽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연말에 여야가 충돌했던 언론 관련 법안도 크게 봐서는 같은 맥락 속에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당시의 분노가 되살아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이 문제로 다시 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싸우지 않을 것인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회적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빅딜을 하자. 언론 미디어 관련 이슈들을 모아서 빅딜하자.” 지금 언론계에는 첨예한 이슈들이 쌓여 있습니다. 그 이슈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우선 민영 미디어렙 문제-지역방송, 종교방송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사안입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종합 편성 PP 문제-특히 지역 방송에 충격이 있는 사안입니다.
여야간 충돌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신문과 대기업에 대한 진입 규제,
IPTV와 MMS 등 뉴미디어 문제,
KBS 수신료 인상과 중간 광고 등 공영 방송 재원,
디지털 전환 재원,
신문과 인터넷 언론의 재정 악화 문제 등등입니다. 
이 문제들은 서로 얽히고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이며 순차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한나라당 안처럼 단편적이고 파편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아닙니다.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 기구가 필요합니다. 이미 민주당 정세균 대표께서 공식으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언론 관련 위원회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면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유명한 미국의 허치슨 위원회가 만들어 진 것이 1944년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왕립 언론 위원회가 만들어져 47년, 61년, 74년 모두 3차례 운영돼 왔습니다. 독일에서는 93년에 바이체커 위원회,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작년에 코페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중 허친스 위원회의를 보면 활동기간은 3년, 구성은 학자 등 21명의 위원으로 돼 있습니다.
운영 현황을 보면 증언 청취 58명, 언론인 등 인터뷰 225명,  2-3일간의 집중적인 회의 17번, 문건 학습이 176건입니다. 


사회적 논의 기구에는 신문과 방송 협회 등 이해 당사자들, 언론과 광고 학계, 현업 단체들 그리고 뉴 라이트 등 보수적-진보적 언론 단체들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그 참여 범위나 내용은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국회 문방위에서 사회적 논의기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또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정상적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이명박 대통령께서 손을 떼야합니다. 가능하면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대표께서도 사회적 논의 기구에 관한 문제를 문방위에 전권을 주어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나라당은 모레 언론법안을 상정하느냐 마느냐하는 2분법으로 선택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의 구조로는 서로 간에 퇴로가 없습니다. 또 다시 충돌만 있을 뿐입니다.


‘(가칭) 언론-미디어 산업 발전위원회’같은 위원회를 진지하게 검토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여야가 충돌했던 쟁점을 다시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언론법이 단순 논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섭니다. 우선 신문-방송 겸영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화면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문이 방송을 충분히 겸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가 석세스 TV를 소유하고 있고 한겨레가 낚시 채널, 조선일보-경제정보채널, 중앙일보-골프 채널, 매일 경제 신문이 MBN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문사는 위성방송에 33%, 케이블 망 사업에도 33%의 지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오락 등에는 얼마든지 제한 없이 진출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셨다시피 신문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미 방송을 겸영하고 있거나 할 수 있습니다. 딱 한 군데만 참여를 막아놨습니다. 바로 보도 분야입니다. 이 점을 분명히 기억해 주시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대기업은 어떤가? 역시 화면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삼성 대우 현대가 방송에 진출했습니다. 현대계열 금강기획이 HBS 등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입니다. 이익이 나지 않아서 스스로 철수한 것입니다. 위성방송의 경우 스카이라이프의 1대 주주는 KT, TU 미디어의 1대 주주는 SKT입니다. 이외에 케이블 망 사업 등에 무제한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에는 참여 제한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도 얼마든지 방송을 경영할 수 있습니다. 단 한곳에만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역시 뉴스 보도 분야입니다. 


외국자본의 경우는 어떻겠습니까? 역시 대폭 열려있습니다.  외국자본은 스포츠 채널인 MBC-ESPN, 음악 채널인-MTV 등 19개사에 진출해 있습니다. 케이블 망사업은 오히려 외국 자본에 장악돼 있다고 할 정돕니다. CJ 헬로비전은 맥쿼리가 40%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성 스카이라이프 2대주주는 JP 모건입니다. 이 외에 대부분의 방송 사업에 49%에서 33%까지 진출 가능합니다. 결국 외국 자본의 경우에도 보도만 막아놨을 뿐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신문-대기업-외국자본은 방송은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금지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보도-뉴스에만 규제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안을 ‘보도전쟁’이라고 요약해서 부르고 있습니다. 보도를 둘러싼 갈등인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우리나라에 보도 매체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방송 보도는 돈벌이가 되는 산업도 아닙니다. 또 뉴스가 돈벌이의 수단이 돼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신문방송 겸영이 금지돼 있고 이것을 풀면 큰돈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허위이거나 과장입니다.


먼저 2만 6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언론-방송 종사자 전체의 일자리 숫자와 같습니다. KBS 같은 방송사가 5개나 생기는 수치입니다. 상세한 설명이 필요 없이 명백한 허위입니다. 동의대 문종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3021명의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외국의 예도 일자리가 줄어들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육성론입니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타임워너 같은 미디어 그룹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미디어 그룹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CNN, ABC 같은 방송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5%에서 15% 정도의 미미한 수준입니다.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금융 산업, 교육산업에서 벌어들입니다. 한 가지 덧붙여 둘 것이 있습니다.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금융과 결합돼 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M&A를 거듭하며 몸집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적자 상태인 지역 방송을 살리기 위해서라든가, 디지털 전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기업이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자기모순입니다.  

이렇게 주장과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정교하고 치밀한 논의들이 심층적인 토론을 통해서 진행돼야 합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질의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1. 프랑스에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 겪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독단적으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다가 방송사들이 파업을 하고 국민적인 저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코페 위원회가 결성됐습니다. 우리도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2. 코페위원회는 공영방송의 광고를 줄이는 문제 즉 단일 사안을 가지고도 위원회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4개월 동안 활동했습니다.


3. 코페 위원회는 정치인과 방송인들로 구성이 됐습니다. 우리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자고 제안 하실 용의는 없으십니까?
   정치력을 발휘할 용의는 없으신가요?


4. 사회적 논의 기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십니까?


5. 프랑스 위원회 결정 사항 중에서 신방 겸영 허용하기로 했습니까?



지금 우리 언론은 엄청난 재정적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수입이 반 토막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기자들을 비롯한 언론 종사자들이 작년 연말까지 수 백 명이 1차로 구조조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다시 2차 구조조정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언론계는 대단히 침체된 분위기 속에 있습니다. 일자리 대량 창출이니 뭐니 하는 허황된 소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저는 언론과 언론 종사자들을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우리 언론의 정치적 독립성 그리고 경제적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독립성 훼손은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을 즉시 중단하고 민주적 절차 속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