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부정하는 엄기영씨에게 소신정치 없다
‘PD수첩’에 대한 엄기영 MBC 전 사장의 발언이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PD수첩’이 “흠결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했던 엄기영 전 사장(한나라당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을 22일 모 언론 인터뷰에서도 ‘PD수첩’의 “몇 가지는 굉장한 오류”였다며 ‘PD수첩’이 문제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엄 전 사장의 발언은 그의 대표 멘트처럼 ‘어처구니가 없다’. 모든 국민이 알듯이 ‘PD수첩’은 1,2심 재판에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PD수첩’ 방송 내용이 전체적으로 사실에 부합하며, 방송의 내용과 취지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과 전면적인 수입 개방과정에서의 졸속협상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한 것인 만큼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의 건강권이 송두리째 위협받는 상황에서 ‘PD수첩’이 광우병문제를 심층보도 한 것은 언론의 당연한 사명이었다. 수백만 촛불시위에 놀란 이명박 대통령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잘못을 사죄한 바 있다. 따라서 촛불시위가 ‘PD수첩’ 보도 때문인 것처럼 오도한 정부의 태도와 검찰의 수사는 애초부터 정당성이 없었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독립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엄기영씨는 ‘PD수첩’이 흠결이 많았다며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이는 엄기영씨가 언론 독립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도 없음을 말해준다. 언론인으로서 자기부정일 뿐만 아니라, 공정방송을 위해 노력해온 MBC 구성원 전체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자기 정체성도 부정하는 엄기영씨가 얼마나 소신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1.3.23
국회의원 유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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