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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문순c네 식구들 이야기

[너心]‘초짜’가 사람 잡겠다 -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 예산낭비 파문


 

‘초짜’가 사람 잡겠다

-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 예산낭비 파문을 보며



2008 베이징올림픽 연예인응원단 활동을 한 연예인들의 부적절한 국가예산 낭비를 두고 온라인세상이 뜨겁다.

 

 


응원단장 역할을 했던 야구스타 출신 방송인 강병규 씨에 대해선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이 올라오기도 하고, 또 일부는 그가 진행을 맡고 있는 KBS <비타민> 온라인게시판에 들러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누구는 응원단에 참가했던 연예인들의 홈페이지 주소를 일일이 수집해 올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에게 공격대상의 범위를 넓혀주고 있는 셈이다.

 

 


음모론도 떠돈다고 한다. “강씨가 베이징에 있을 당시 모 방송사와 야구중계를 놓고 잡음을 낸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이번 연예인응원단의 문제점을 짚은 곳이 바로 그 방송사 출신 국회의원실이다, 아무래도 보복성 폭로인 것 같다”는 게 대략의 내용이다. 씁쓸하다.

 

 


걱정이 두려움으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에선 간혹 잔인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제가 흘러가다간 국회에 처음 출사한 ‘초짜’ 의원실이 사람 잡는 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 이번 사안을 짚은 이유는 불투명하게 쓰이는 국가예산의 문제점을 드러내는데 있었다. 전 국민이 나눠가져야 할 기쁨의 에너지를 정치권이 정파적 이해 극대화를 위해 활용하는 모습이 얄밉기도 했고, 한편으론 충성경쟁을 하듯 개인 돈이 아닌 국가예산을 마치 ‘쌈짓돈’처럼 쓰는 것이 괘씸하기도 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가장 약한 고리인 연예인만 당하고 있다.

 

 


일이 여기까지 온 데에는 다수 네티즌들의 분노를 연예인들에게 집중시킨 언론들의 책임이 크다. 언론들은 관련 보도자료의 배포 뒤 오로지 ‘강병규’ ‘연예인’에만 천착했다. 한 신문사닷컴은 반크 예산삭감 뉴스까지 연예인응원단과 연결 짓는 ‘과감성’을 보였다. 다수 연예관련 뉴스를 다루는 언론사들은 살짝 내용만 바꿔 똑같은 기사를 포털에 전송하는 ‘얌체 짓’을 했다.

 

 


정작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초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부적절한 예산집행을 도운 관료들, 주머니 돈이 돼 버린 체육진흥투표권 공익사업적립금(스포츠토토 적립금)은 볼 생각도 안 한다.

 

 


몇몇 기자들은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의원실과 공유된 우려는 기사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몇몇 기자들은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의원 이름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으라는, 일종의 조언을 주기도 했다. 앞에 것은 새겨듣되 뒤에 것은 흘려듣기로 했다.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이 국정감사에서 해야 할 일은 국정 운영이 제대로 돼 가고 있는 지 감시하고, 한편으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다. 이번 연예인응원단 예산 문제도 바로 그런 차원에서 제기된 하나의 정책사안이다. 더 이상 연예인 개인에 모든 포화가 집중되지 말았으면 한다.

 

 

                                                                                                       

by 투덜스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