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한의 ‘검새’는 다 죽었다!
한 때 ‘검새스럽다’는 말이 유행했다.
참여정부 초기 검찰 인사 문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분기탱천한 젊은 검사들의 공개적인 대화가 있고 나서 일부 네티즌들이 검사들을 비하하여 이른 말이다.
하지만 당시의 그 ‘검새’들은 기백이 있었다. 그 모습이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무도하게 보이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집단 반발에 불과했더라도, 다른 사람도 아닌 임기를 막 시작한 ‘대통령’을 면전에 놓고 은근히 대통령을 협박까지 하는 그 당당함에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과연 대한의 건아들다운 - 물론 여검사도 있었고, 그 여검사들이 더 주목 받았다 - ‘검새’들의 기백이었다.
당시 대통령과 검사의 공개적인 대화는 대한민국의 권력사 - 민주주의 역사에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난 생각했다. 대통령,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을 통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검사들의 동일체 의식이 드디어 무너지고, 부당한 수사 지휘를 거부할 수 도 있는 검사들이 나타나겠구나, ‘정의’란 것을 검사들에게 기대할 수 도 있겠구나, 그렇다면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적 민주주의의 단초가 될 수 도 있는 사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노무현 대통령에게 결코 밀리지(?) 않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토론이 가능한 그 젊은 검사들의 배짱과 논리가 부러웠고, 묘한 전율마저 느껴졌다. 뭐, 이런 게 진짜 민주주의 아니겠어. 난 저럴 배짱 없는데, 싸가지 없지만 멋지군!
그러나 오늘 대한의 ‘검새’는 다 죽었다.
정말 죽었다.
쪽 팔리게, 김유정 의원과 대책위와 인터넷 방송과 PD 수첩까지 온갖 기관과 개인이 검사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앞 다투어 증거를 갖다 바쳐도 단 한 명의 경찰도 기소하지 못하다니, 이건 기백이나 당당함 뭐 이런 문제 이전에 수사 능력의 문제다. 대한민국 보수는 부패 이전에 몰염치가 문제라더니 대한민국의 검사는 정의감이나 도덕성 이전에 ‘초딩’ 수준의 수사력이 문제란 말인가? ‘검새’는 정말 다 죽었다.
한 겨울 거리로 내 몰린 철거민들과 젊은 특공대원을 화마 속으로 밀어 넣은 경찰, 법질서의 숭고함을 떠드는 대통령, 그 대통령의 한 마디에 착한 어린양처럼 아양 떠는 ‘검새’.
오늘 그 ‘검새’도 죽고, ‘공권력’의 권위도 죽고, 민주주의도 다 죽었다. 이 ‘검새’들아!
by 엉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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