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다. 어느 이름 있는 철학자가 말하지 않아도 이성을 가진 인간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 못한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 교육환경, 그리고 교유관계 등 수많은 환경요인들이 그 사람을 만든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요즘 MBC를 총파업의 소용돌이로 몰고 간 황희만씨는 전형적인 정치적 인간이다. 언론인 생활 중, 또는 직후 정치에 입문해야 꼭 ‘폴리널리스트’가 아니다. 언론사 내부에는 사실 더 편협한 성향을 가진 폴리널리스트들이 많다.
사진출처: 미디어오늘
‘고소영’ 정부서 승승장구하는 호남 출신
황희만씨의 고향은 서울이다. 그러나 개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교시절, 그는 전북 익산 N고등학교에서 공부한 22회 졸업생이다. S대를 나왔고, 82년 MBC 보도국에 입사했다.
하나하나 톺아보자.
N고교는 가까운 지역의 J고교와 더불어 흔히 말하는 지역 명문고교다. J고교 출신자들 모임은 ‘○○마피아’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막강파워를 자랑한다. N고교도 만만치 않다. 지난 96년 고교 동문회 최초로 22억여원의 기금을 모아 동창회관을 건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N고교 출신자들은 이전 정부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친 이들이 많다. 하지만 흔히 ‘고․소․영 정부’라는 이명박 정부에서 호남출신으로 두루 요직에 포진해 있는 것은 흔치 않기에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실 K기획관(8회), 대통령실 J 전 수석비서관(19회), 이명박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S 전 장관(11회), 광우병소 파동을 낳은 J 전 장관(23회),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이자 현재 시장감시를 맡고 있는 B위원장(26회) 등.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황희만씨의 보도본부장 선임 배경과 관련해 “능력을 떠나 이 분이 지금 강동구 소재 매우 큰 교회의 집사로 활동하고 있고 이 교회의 목사가 청와대 예배를 집전할 정도로 청와대와 무척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이 청와대에 인사를 간곡히 요청했고, 김우룡 이사장은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엄기영 사장과 한 1차 합의까지 번복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폴리널리스트
황희만씨는 지난 82년 MBC 입사 이후 현재까지 거의 대부분을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 청와대 출입기자를 거쳐 참여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정치부장이 됐다.
그가 정치부장이 된 직후 야릇한 사건이 벌어졌다. MBC 청와대 출입 선임기자인 Y모 기자가 스스로 청와대 출입에서 빼줄 것을 요청한 뒤 보도제작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Y기자가 청와대를 출입한 것은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였다.
사건이 벌어지자 MBC 기자들 사이에서 여러 분석이 나왔다. 그리고 주된 원인은 ‘불화설’로 모아졌다. 참여정부에 비판적 기사를 계속 주문한 부장과 수차례 의견대립이 벌어져 결국 스스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황희만씨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 둘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정치부 기자들에게 이 말은 비정상이다.
황희만씨는 결국 정치부장직을 1년도 넘기지 못했다. 보도국 전문위원이 된 그는 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을 진행했다. 그리고 방송 얼마 뒤 당시 열린우리당이 TV광고로 제작한 ‘탄핵편’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마무리 멘트를 했다.
“열린우리당이 짜깁기한 화면으로 TV광고를 만들어서 사실을 왜곡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마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울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한 석 더 얻기 위해서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공교롭게 황희만씨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학 동문이다. 그는 나중에 S대 출신 언론인모임의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언론계에는 공공연하게 이런 소문도 나돌았다. “그 대학 출신 언론인모임이 박 대표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그를 앞과 뒤에서 밀어줄 사람들이 공교롭게 너무 많다.
- by 투덜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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