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꿈, 최문순의 이력4>
영어 교육 피해자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영어학을 전공했습니다.
(내가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피해자이고 또 대표적인 표본입니다.
대학원 논문도 영어로 썼는데 미국 사람 만나면 무조건 도망갑니다.
말을 못 합니다. 한심해서 정말……)
기관총 사수
군대 생활은 화천 북방 7사단 8연대에서 했습니다.
철책을 지키는 사단입니다.
박정희 사단이고 정승화 사단이기도 합니다.
주특기로는 104를 받았습니다.
주특기 104는 M-60이라는 이름의 기관총 사수를 말합니다.
실제로 기관총을 쏘는 일은 고참이 하고
나는 졸병이어서 삼발이라는 돼지발톱처럼 생긴 받침대와 탄약을 들고 다녔습니다.
엄청 무겁습니다.
7사단은 북한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사단 중의 하나입니다.
늘 긴장이 높은 지역이었고 신문에 날 정도의 큰 전투가 두세 차례 있었습니다.
나중에 연대 본부 인사 참모부에서 일했습니다.
(제대할 사람을 육군 본부에 보고해 승인을 받은 뒤
1주일에 한 번씩 전역을 시키는 업무를 담당했는데
한 번은 실수로 제대자 명단 가운데 한 명을 빼먹었습니다.
그분은 1주일 늦게 제대를 했는데 군대에서 1주일은 세월입니다.
그분이 1주일 내내 따라다니며 혼을 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혼났습니다.)
나중에는 연대장 당번병
(이때 함께 당번병을 했던 한 분은 지금은 세계적인 화가가 됐습니다)으로
제대했습니다.
- 최문순의 ‘감자의 꿈’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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