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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문순c 이야기

의정일기_반대편에 서서


 

오늘부터 공개적인 일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의정활동을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이고, 또 자칫 게을러 지고 오만해지기 쉬운 자신에 대한 감시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기의 이름은 ‘의정 일기’로 붙여보기로 했습니다.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8월 7일 오전 10시로 이사회가 잡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이사회는 본래 13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앞당겨진 것입니다.


이에 이틀 앞서 5일(화)에는 감사원의 감사위원회가 열립니다. 대개 감사원의 감사위원회는 매주 목요일에, 그러니까 이번 주 같으면 8월 7일에 열려야 하는 데 갑자기 일정을 앞당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감사위원회는 대개 감사 후 2~3개월이 지나야 열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KBS에 대해서는 불과 한 달 만에 열리는 것도 일상을 벗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두 일정이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위한 수순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우선 감사위원회는 그동안 진행된 KBS에 대한 특별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KBS 사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원법 32조 징계요구 조항은 '임용권자나 임용 제청자에게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기업 특위 위원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왜 저런 응답이 오가는 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감사원은 정 사장에 대한 출두를 요구한 바 있는 데 통상 감사원이 기관장을 부르게 되면 거의 틀림없이 기관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감사원이 KBS 사장을 해임하는 데 앞장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은 검찰이 앞장서 왔습니다. 검찰은 KBS 사장이 국세청과 세금 소송을 벌이다가 판사의 중재로 합의에 이르게 된 사실을 가지고 배임이라고 주장하며 정 사장을 소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봐도 이 사안을 가지고 정 사장을 기소하고 해임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검찰 내부에 반발이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래서 감사원이 그 역할이 떠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8월 7일은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입니다. 관심을 돌리기에는 적절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3주간 방송사의 주요 시사프로그램들은 올림픽 특집으로 거의 편성되지 않습니다. 휴가가 절정에 달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올림픽을 하루 앞둔 날 올림픽 주관 방송사의 사장이 해임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화제 거리가 될 것입니다. 물론 시점과 방식보다도 공영방송사 사장을 국가 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해임하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이지만 말이죠.

KBS 사장에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이 임명돼서 대통령을 찬양하고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방송을 해대면 시위가 사라지고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성장하고 나라가 잘 될까요? 국가권력이 총동원된 KBS 사장에 대한 압력이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또 엄중히 경고합니다.


반대자가 있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성장의 기회입니다. 저는 저를 감시하고 반대하고 비판한 사람들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비판과 반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문제입니다. 정부와 여당의 성장을 기대합니다.


 


최 문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