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안, DMZ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한때는 성행했을 금강산 콘도를 지나, 이제는 문을 닫아버린 건어물 가게들을 지나 북쪽으로 쭉 올라가면 민간인통제선이 나옵니다. DMZ박물관에 가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관문입니다. 민간인이 민통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량 검문은 물론, 민통선안에서 지켜야할 안전수칙 등 안보교육을 30분가량 받아야 합니다.
민통선을 통과하면 오른쪽으로는 바다, 왼쪽으로는 출입국신고장과 금강산 관광 버스가 오갔던 금강산 도로, 북쪽으로는 북한이 보입니다. 금강산 도로 왼편에 위치해 있는 DMZ박물관.
전창준 DMZ 박물관장. 박물관 구경 전에 박물관의 위치를 설명해주십니다.
DMZ 박물관 안에는 갖가지 전쟁 유물 1000여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전쟁기념관에서 보던 전시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잘 보존된 건물 주변 자연경관을 둘러보니, 생태가 잘 보존된 DMZ의 모습이 어렴풋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철거한 철책을 모아 조성한 철책길.
철책길을 따라 올라가면 벌노랑이꽃이 심어져 있다는 '야생화 등산 산책로'가 나옵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다가 시원히 보이는 너른 언덕이 나타나는데 그 언덕에 봄이되면 벌노랑이꽃이 가득 핀다고 합니다.
참, 벌노랑이꽃의 꽃말은 "다시 만날 때 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온갖 산나물과 이름 모를 열매들이 널려있습니다. DMZ박물관에서 일을 하시는 아주머니들께서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나물캐러 오신다고 합니다^^
5분정도 산길을 따라 올라 오니 너른 들판이 펼쳐집니다. 지금은 추워져서 벌노랑이 꽃이 다지고 대신 온갖 풀이자라 있습니다.
저 아래로는 철책쳐진 바다도 보이고....벌노랑이꽃은 없지만 온 사방이 다 눈부십니다.
바다위로 북한 땅도 보이고
박물관 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전시물 몇 점을 소개합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곳은 전쟁터였다. 그는 선택하지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다.
다리를 뻗은 대로 땅을 따먹은 개구리들.
간혹 땅을 차지 하지 못한 개구리는 금을 넘게되고,
금을 넘은 개구리의 다리는 짤려버린다.
DMZ 박물관 전시장 입구. 천정에 총을 든 군인 두 명이 숨어있습니다. 못 보고 그냥 지나칠 뻔 하다가 무심코 올려다 봤는데...나를 향해 겨누어진 총을 섬뜩했습니다. 진짜도 아닌데...
저 철모의 주인은....
총알 구멍이 선명한 철모.
DMZ박물관 안에는 전쟁, 분단, 자연, 평화, 통일의 이야기가 마구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 DMZ의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일것입니다. 철거된 철책과 진짜 철책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 지뢰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 언젠가는 진짜 DMZ를 밟을 날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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