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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C의 약속이행/소득2배 행복2배

[이데일리]`어제는 적 오늘은 동지`..최시중·최문순 웃으며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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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웃으며 만났다. 어깨를 얼싸안고 손도 마주 잡았다. 나란히 서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눈앞에서 터지는 플래쉬에도 미소는 여전했다.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만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화기애애했다.

이날 방통위와 강원도는 디지털방송 전환 지원사업에 공동협력하기로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 경기, 인천, 대구, 경상북도에 이어 6번째다. 당초 방통위는 강원도와 MOU 체결을 서류작업으로만 끝내려고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왼쪽)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최지사가 방통위에 위원장 방문을 부탁했다. 아무래도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과 서면으로만 MOU를 체결하는 것과는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모양새가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

악연도 인연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다.

2008년 취임때부터 현 정부의 언론정책과 이를 총괄하는 최위원장에 대한 최전방 공격수는 최지사였다.

올 봄에도 최지사는 "최위원장은 언론자유를 파괴하고 민영방송과 지역방송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날을 세웠다. 최지사는 올초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저격수 역할을 했지만 인신비방은 없었다"며 "최 지사가 단식투쟁을 할때 위원장이 한약을 지어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MOU체결식에서 최지사는 방통위와 최 위원장의 노고에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디지털TV 보급율이 전국은 70%, 강원도는 50%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7만7000여 가구에 달하는 직접수신세대중 기초수급생활자 등 지원대상이 5800개 가구나 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내 5일장을 돌면서 방통위 직원들이 디지털TV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등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디지털TV시대에 뒤쳐지지 않도록 방통위와 함께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강원도는 땅이 넣고 산이 많아 디지털TV 전환 지원대상 가구중 일부가 누락될 수 있다. 강원도 공무원들의 선도 노력이 필요할 때"라며 "이번 MOU체결을 계기로 디지털방송 시대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당초 예정에 없던 `강원 시청자미디어센터` 부지 방문이었다. 강원도는 춘천시 삼천동, 공지천변에 자리한 수천평 규모의 시유지에 미디어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최소 200억원은 든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돈을 댄다. 강바람을 마주보며 현황보고에 나선 강원도청 직원은 "이제는 위원장님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며 브리핑을 마쳤다.

배웅에 나서 고개숙인 최지사와 떠나는 최위원장 뒤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보였다. 강원도는 이미 완연한 가을이었다.

 
강원도와 방통위는 21일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디지털TV전환 공동협력 MOU를 맺고 저소득층 지원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