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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c네 말]/성명.보도.논평

[논평]아! 이 정부의 ‘후안무치’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아! 이 정부의 ‘후안무치’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 한국언론재단에 또 다시 투하된 ‘낙하산 인사’를 보며

 

        1.

“차기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은 메이저신문 출신자 가운데 선임되는 게 맞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0월, 몇몇 언론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긴급하게 정보보고로 올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모 언론단체 관계자들과 오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렇게 발언했다는 것이다. 차기 이사장 후보로 고학용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됐다.

그는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동창이고, 조선일보 공채 11기로 입사해 23년 동안 일했으며, 현재 고려대 언론학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또, 뉴라이트 쪽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다.

즉각 확인에 들어갔다. 그러나 청와대도, 문화체육관광부도 “모른다”며 이를 부인했다. 더러는 “생소한 이름”이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그를 한국언론재단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했다.

 

 

 

        2.

2007년 3월 ~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후보 언론특보
2007년 3월 ~ 현재, 세종로포럼 회원
2008년 2월 ~ 현재, 이명박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한국언론재단 사업이사로 내정된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의 공개 이력서에 화인(火印)처럼 선명히 남아있는 최근 행보다.

그는 지난해 6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꾸린 경선대책위원회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했고, 이 전 시장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언론특보로 활동했다.

그가 지금도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세종로포럼은 정치권 외곽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전직 언론인들의 모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5월 10일, 특별히 세종로포럼 회원들을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대선 때 나를 도와줘 고맙고, 그 점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 약속을 지켰다. 덕분에 서 전 국장은 30여년 동안 지켜온 언론인의 이력에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더하게 됐다.

 

 

 

        3.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에 내정된 김문오 전 대구MBC 보도국장은 전형적인 ‘TK출신’으로, 올해 총선 때 대구 달서을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달성군수로 출마하려다 공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비록 두 번의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튼튼한 동앗줄을 잡고 있었던 탓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얼마 전 언론계에서 존경을 받아왔던 박래부 전 이사장 등 이사진에게 ‘참여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멍에를 덧씌워 강제로 내쫓았다. 그래놓고 누가 봐도 확연한 ‘낙하산 인사’를 백주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투하했다. 원칙도, 미래비전도, 도덕성도 없는 인사정책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 두꺼운 얼굴에 부끄러움마저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2008.11.25(화)

최 문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