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주 항쟁,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집트 민주 항쟁,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먼저 이집트 민주 항쟁의 과정에서 고귀한 목숨을 바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구한 이집트 역사에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30년 압제를 뚫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이집트의 민주 시민들에게 큰 박수와 성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이집트 민중의 용기는 이집트의 역사를 바꾸고 전인류의 가슴에 큰 울림을 남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는 만큼 이제 까지 보여준 바와 같은 용기와 지혜로 자기 결정권을 가지는 민주 정부를 세워 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이집트 민주 항쟁은 우리들에게 80년 광주 민주 항쟁과 87년 6월 민주항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 민주, 평화는 80년 광주 민주 항쟁과 87년 6월 민주항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 민주항쟁과 87년 6월 민주항쟁은 군사독재에 맞서서 하나뿐인 목숨을 바친 많은 청년 열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항쟁을 지켜보며 우리가 지금 과연 우리들이 민주 열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반성을 해 보며 아울러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이집트와 튀니지 등지에서 진행되는 일들을 먼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로 치부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국민들에게도 분노가 많이 축적돼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3년여 기간 동안 훼손한 많은 가치들을 돌아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정부에서 파괴된 민주적인 절차들과 헌법적 가치들 즉 3권 분립, 언론-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남북 평화 공존 등등은 모두 87년 체제의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해 둡니다. 이명박 정부는 80년과 87년 많은 민주시민들이 목숨을 바치고 헌신과 희생을 통해 이룩한 가치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80년과 87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이집트 민주 항쟁은 좋은 간접경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일들을 잘 보고 가슴에 새겨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인식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특히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많이 남겨 놓은 젊은이들이 더 큰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권은 일시적으로 권력을 위임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정권이 국민을 배신할 때는 교체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함께 되새겨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집트 항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어 졌다는 점에 대해 우리 언론들에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습니다. 이집트 언론들은 독재 정권에 장악되거나 자발적으로 협조하여 독재 정권을 유지 확장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민주 항쟁 과정에서도 이집트 국민들을 속이거나 매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의 80년대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독재자가 축출된 이후의 이집트 언론의 태도 변화 또한 우리의 80년대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오늘에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깊은 반성과 성찰을 촉구합니다.         

국회의원 최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