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국정감사 시기입니다. 4대강 사업부터 시작해서 그랜드 바겐, 정운찬 총리의 증인 채택 논란까지 연일 뉴스 포털이 북적북적합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저만 그런가요?) 뉴스가 가끔씩 올라오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 "공격수 천정배·최문순 빈자리 크네" 미디어오늘 10월 7일자
- “문방위 민주, ‘천정배.최문순’ 빈자리 크네” 연합뉴스 10월 6일자
- “문방위 국감, 재미없다” 미디어스 10월 9일자
18대 국회 초반부터 문방위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에 맹공을 퍼붓던 두 ‘공격수’의 공백이 어지간히 큰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두 공격수 중 한명인 최문순 의원은 요즘 흐뭇하면서도, 떨리고, 한편으론 약간 부담스럽기도 한 사람들을 만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바로 최문순 의원의 팬카페인 ‘내친구 문순c' 회원들입니다.
8일 진행된 싹둑싹둑 민주주의 강연이 끝나고 내친구 문순c 카페 회원들과 한장
지난 8일 저녁 7시 정동 프란치스코에서 진행된 ‘싹둑싹둑 민주주의’ 강연의 두 번째 연사로 선 최문순 의원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열열하게 ‘사랑고백’을 하기 시작합니다.
70여명의 청중이 꽉 들어찬 회의실에서 최 의원은 모두에게 “서서 (강의)해도 되죠? 건방져보일 것 같아서”라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제 정연주 사장과 저녁 12시까지 소주 한잔 했습니다. 30년 넘는 시간 동안 언론운동을 했는데 언론문제에 관해 들어주겠다고 자발적으로 누군가 와준 게 (여러분들이)처음 있는 일입니다. 예전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매일 그 사람들이었는데. 작년 여름엔 YTN, KBS 문제 터졌을 때 자발적으로 나서서 언론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여러분들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면서도 기분좋은 일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참 정연주 사장과 기분좋게 술을 마셨습니다. 저는 그만큼 여러분을 업고 다니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거나 잘 모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자리 너무 어렵고 그래서 어제는 잠도 잘 안오고 그러더라구요. 마치 늦게 바람피우는 듯한 느낌도 들고, 첫사랑을 30년 만에 다시 만난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또 한편으론 바람불면 여러분이 도망가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분이 문방위 회의장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매섭게 몰아치던 그 분이 맞는지 참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최문순 의원은 본인의 팬카페 존재조차도 참으로 부담스러워할 만큼 쑥스러워 합니다. ‘해체되어야 할 조직’이라는 막말(?)을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최 의원의 팬카페 회원은 어느덧 30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최 의원은 팬카페에 들어갔다가 ‘도저히 화끈거려서 20초만에 튀어나와서 다신 안들어가고 있다’며 손을 내젓습니다. 가입은? 모든 회원들이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지만 가입까지는 아직 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고백만큼은 너무나도 적극적인 최 의원. 처음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존재라는 것이 언론운동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저는 사실 처음 여러분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과연 정상이냐 아니냐가 제일 큰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도회적이고 세련되고 현대적이고 품위가 있고, 누가 봐도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분들이 KBS 앞에서 촛불을 들고 오골오골 앉아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와서 여기 앉아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하고 반갑고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손안에 들어온 귀한 새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실제 대단히 귀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전 그 새가 날아가지 않도록 아주 조심하고 잘하고 싶습니다.” (9월 18일 내친구 문순C 특강 중에서)
▲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열린 촛불 시위에서 '한국의 언론 운동'이라는 주제로 길거리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여의도통신 한향주 기자
"여러분, 제가 이 계단 앞이 처음 열렸을 때 저는 여러분께 진실로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여러분들은 제가 정치인이니까 으레 기분 좋게 하는 소리려니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 … 그건 아닙니다… 중략 … 이제 언론사의 독과점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정보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만큼 귀중한 존재이고, 저는 정말 오랫동안 여러분들을 기다려왔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2008년 7월 29일 KBS 본관 앞 촛불시위 현장에서)
최 의원님,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왜 그렇게 쑥스러워 하세요?
국회에서 장관, 차관 몰아붙이시던 그 박력(?)은 어디가셨나요?
==========================================================
덧붙임
제목보고 솔깃해서 글을 읽어주신 분들. 정말 죄송하지만
낚인거 맞습니다. ^^
'[좌충우돌 의정활동] > 문순c네 식구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우 전도연, 프랑스 문화 예술 공로 훈장 기사장 수상 (0) | 2009.10.11 |
---|---|
세명의 대통령이 펼치는 삶과 정치, <굿모닝 프레지던트> (0) | 2009.10.10 |
한글날, 이 한장의 사진... (0) | 2009.10.09 |
휴가보고_지리산길의 1할 (0) | 2009.10.07 |
[퍼왔슈]네이버에 뜬 " MB 파이팅! " (0) | 2009.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