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뿌레땅 뿌르국
"얘 퇴직금이 800만원이야. 나머지 200만원? 퇴직은 그냥 하나? 송별회~ 송별회는 그냥 하나? 나이트~ 나이트는 그냥 가나? 양주~ 양주는 그냥 마시나? 특과일~ 운전은 그냥 하나? 대리~ 이 모든 걸 누굴 위해서? 너. 국민. 누구? 국민~ 국민~ 국민~ 이 모든 게 국민을 위해서야"
요즘 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뿌레땅 뿌르국의 한 장면입니다.
뿌레땅뿌르국은 인구 3명의 작은 섬에 김기열씨가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뿌르국의 3명은 자기들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살고있고, 김기열씨에게 자신들의 규칙을 강요합니다.
물론, 김기열씨는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뿌르국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해합니다.
#2. 분장실의 강선생님
"선배님, 여기 오렌지요."분장실의 강선생님에 나왔던 대사 한 부분입니다.
후배인 김경아씨와 정경미씨는 선배 안영미씨에게 늘 트집을 잡힙니다.
선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김경아씨는 안영미씨에게 귤을 건네는데, 안영미씨는 귤이 아닌 오렌지를 대령하라고 합니다. 오렌지가 없어 고민하던 후배들은 귤을 까서 선배에게 건네며 오렌지라고 거짓말을 하는데요. 안영미씨는 그들의 말을 믿고 좋아하며, 후배들은 낄낄대며 비웃습니다.
선배의 어쭙잖은 권위의식과 후배들의 순간무마를 위한 거짓말로 표방되는 '불통'은 서로간의 관계를 더이상 발전시키지 못합니다. 그들이 있는 분장실에는 진정성 없는 말과 웃음만 난무할 뿐이죠.
#3. 소통
공통적으로 '불통'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두 코너는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뿌레땅뿌르국의 불통장면에,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불통장면에 사람들은 공감합니다.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 뿌레땅뿌르국의 억지가 우리 사회와 닮았다고 공감하고,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권위주의와 속임수가 우리 사회와 닮았다고 생각하며 깔깔댑니다.
두 코너는 '불통'을 다루면서 시청자와 '소통'을 하고 있는 셈이네요.
그 비결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공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공감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야 가능하겠죠.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겉보기에만 번지르르한 권위주의 또는 눈속임으로는 소통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되레 동등한 위치에 놓여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김경아씨와 정경미씨의 낄낄댐이 소통에 가까워보입니다.
#4. 대화가 필요한 대한늬우스
오늘 100분 토론 주제가 <4대강 살리기>입니다. 토론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의 대한늬우스가 떠오릅니다. 국민들은 구시대적발상이라며 정부, 심지어 출연 연예인까지 비판했는데, 어찌보면 정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대로 국민들과 소통하려고 시도한 걸텐데. 국민들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를 인용했을텐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겠습니다. 소통을 하려고 한건데 사람들이 그 마음을 몰라주니까요.
그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개그콘서트 시청을 권합니다. 뿌레땅뿌르국에서 보듯이 상대에게 자신의 규칙을 강요한다고 해서 말이 통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분장실의 강선생님에서 보듯이 권위를 내세운다고 해서 또는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말이 통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마주하고 있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섬이, 분장실이, 그들을 소통하게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극장이 또는 여타 공간들이 정부와 국민이 소통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청하시고 소감문 작성하시는 거 잊지 마시길.
ps : 물론, 정부 뿐만 아니라 소통의 방법을 모르는 뭇 분들께도 개콘 시청을 권하는 바입니다.
'[Best 글모음] > 2009년 view B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보]경찰벽 쌓은 국회_수해보다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힘쓰는 한나라당 (0) | 2009.07.19 |
---|---|
[쌍용차]'울 남편 힘내라!' (0) | 2009.07.17 |
문방위 간사협의 결렬 (0) | 2009.07.14 |
민주당 문방위 점거 시작 (0) | 2009.07.13 |
문열린 문방위_계속되는 설전 (1) | 2009.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