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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의정활동]/문순c네 식구들 이야기

MB시대의 언론 위기, 송건호 언론상만 봐도 안다

MB시대의 언론 위기, 송건호 언론상만 봐도 안다

2008년부터 수상자는 해직기자와 연행당한 언론노조위원장

 

지난 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 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는 제 8회 송건호언론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송건호 언론상은 민주언론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청암 송건호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것이지요.

 

지난 2002년 신군부의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파킨슨병으로 타계하신 송건호 선생님은 지난 75년 동아사태 때 동아일보 편집장을 지내고, 해직기자들과 함께 월간 <말>을 창간한 데 이어 88년 한겨레 창간을 주도하신 분입니다.

 

“역사 앞에 거짓된 글을 쓸 수 없다”

 

짧은 말이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말로 많은 희생과 각오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건호 언론상은 바로 이런 언론 정신을 가진 언론인(개인 또는 단체)에게 부여되는 것으로, 언론인에게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상을 올해에는 최문순 의원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받았습니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두 수상자는 미디어의 본질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미디어법을 반대하며 개인에게 닥치는 고난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노력과 자세가 민주언론과 독립언론을 위해 평생을 바친 송건호 선생의 정신과 맞다고 판단하여 이 상을 드립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상식 자리에는 백발이 성성한 전직 언론인 선생님들이 빼곡이 자리를 채우고 계셨습니다.

 

1회 수상자이신 정경희 선생님을 비롯해서 75년 동아사태의 당사자인 동아일보 해직기자 선생님들도 참석하셨지요. 또, 민족일보 사장으로 군사정권 시절 국가보안법으로 사형을 당한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유족분들도 참석하셨습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이상희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장께서는 축사 아닌 축사를 참 오랜 시간동안 하셨습니다.

 

“축하해야 하지만 도저히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군사정권과 맞서 싸운 386들이 지금은 집권세력과 싸우기 전에 언론문제로 싸워야 한다”

“언론뒤에 자본권력과 광고주가 숨어서 갖은 악랄한 방법을 동원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언론을 지키지 못한다면 참으로 이 나라의 미래는 아득하고 몹시 걱정스럽다”

“카더라 뉴스, 땡전뉴스, 이대로라면 또 나타날 것이다. 그걸 지금 우리가 다시 봐야 하나”

“미디어산업, 미디어산업 하는데 대체 무엇이 미디어산업이냐. 언론은 돈벌이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한참을 한탄을 하셨습니다. 그분의 한탄에 대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이번 수상자인 최문순 의원과 최상재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더 큰 책임을 주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모두 웃고 있었지만, 마냥 흥겨운 잔치마당은 아니었던 송건호 언론상 시상식.

 

제 눈에는 또 다른 씁쓸함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수상자의 내역인데, MB정권 이후 수상자들의 면면입니다.

 

작년 송건호 언론상 수상자는 MBC PD 수첩과 YTN 노조지부였습니다.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입니다. 최문순 의원과 언론인 정경희 선생님의 모습이죠. 정경희 선생님 역시 군사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언론인 중의 한명입니다. 백발이 성성하시지만, MB정권하의 언론문제에 대해 서릿발 처럼 비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이전, 그러니까 MB정권 이전의 수상자들은

 

1회 (2002년) 정경희 : 한국일보 외신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 역임

2회 (2003년) 위르겐 힌츠페터 :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촬영, 이후 영상자료는 광주민주화운동의 객관적 사실을 증언

3회 (2004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4회 (2005년) 강준만

5회 (2006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6회 (2007년) 조용수 : 민족일보 사장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고무 동조했다’는 이유로 사형.

 

입니다.

 

차이가 조금 보이시나요? MB정권 출범 이후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은 10년 전도, 1년 전도 아닌 바로 지금까지도 정권과 사주와 처절히 싸우고 있는 ‘싸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YTN도 MBC도. 그리고 최문순 의원과 최상재 위원장도.

 

최문순 의원, 이날은 참으로 이례적으로 힘있는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들은 부분은

 

“우리는 이길 것입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내년 송건호 언론상의 수상자는 누구일까요?

그때에도, 마찬가지로 ‘싸우고 있는 언론인’일까요?

 

 MB시대 언론인의 현 주소를 오늘 송건호 언론상 시상식에서 또 한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