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의정활동]/노무현대통령추모

'나쁜신문'을 통해 악역을 터득한 배우 문성근

문순c 2009. 9. 23. 15:29

2009.9.22(화)/ 국민일보

노무현 시민학교

문화적 시각에서 본 노무현 / 문성근(영화배우)

 

 

문성근씨가 강사로 나선 '노무현의 시민학교'에는 평일저녁임에도 1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여전히 '노후보'라고 불렀으며 아버지인 문익환 목사를 '문목사'라고 불렀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문성근씨는 노무현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노무현을 지지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새로운 정당에 대한 꿈까지 많은 얘기를 풀어놓았다.

 

내가 그의 강연을 듣고 느낀 점은,

진실되다는 점.

가슴이 뜨겁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는 것.

이었다.

 

 
   

 

 

 

 

 

 

단 한 번도 문목사를 원망해 본 적이 없다.

 

목사 아들 중에 문제아가 많다. 집안에서 보는 아버지의 모습과 강단에서 설교하는 모습에서 차이를 많이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목사는 다른분들께 항상 미안해하셨다. 76년도 내가 대학 4학년 때 처음 감옥에 들어가셨다. 많이 미안해하셨다. 다른분들에 비해 본인의 형편이 나아서...

문목사를 원망해본 적은 한 번 도 없다.

불편한 적은 많았다. 처가 무역관계회사에 다녔는데 여권을 안내줬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가족전체에..지금도 마치 6공으로 돌아간 것 같다이래도 되나 싶다.

 

문목사의 방북이후 ‘서울에 돌아가면 국보법으로 구속될텐데 어찌할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문목사가 답하길 ‘저는 그동안 악법에 깨지면서 악법을 깨왔다’ 고 했다. 실제로 두들겨맞으면서 악법임을 입증하며 싸워나갔다. 다른 해법이 없었다. 노후보 역시 당함으로써 국민께 보여드리는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 노대통령의 '4대 권력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은 선택과 원칙이었다.

 

 

 

 

 

아...내가 연기할 수 없는 분이구나

 

인간 노무현이 어떤 사람인가? 라는 답을 얻기 위해 '내가 이 양반은 연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를 생각했다. 그 분의 핵심적인 정서상태는 '분노'였다. 그래서 '아..내가 연기할 수 없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잘못된 일에 분노를 느끼는것. 그것을 표현하는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우리는 오랜경험을 통해서 저항해봤자 더 맞기만 한다는것을 안다. 외부로부터 자극이 왔을 때 반응을 보이는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나쁜신문에서 말도 안되게 욕을 하면 돌아서 야단을 쳐야하는데, 저 신문에 엉겼다가 더 맞을테니 아예 말을 못한다. 느낀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생각만 한다. 반복적으로 생각하는게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화를 내야지' 하는 것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정치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아 저분은 생각만하는구나’ 자연상태에서 보여야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노후보는 법률가로서 옳고 그름을 판단했으며 학자로서 기존의 학설을 뒤집어 생각해보았다. 이 두 가지 점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이 이해가되고 동의하는것들에 대해서는 실천하겠다는 자세가 있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불의, 거짓, 위선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용맹함이 있었다. 이것이 노무현대통령에 접근하기 위한 핵심이다. 그분의 분노자연상태가 되어 표현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 언젠가 작품이 만들어진다면 저는 지원하지 않겠다.


 

 

 

 

 

'나쁜신문'을 통해 악역을 터득하다.

 

2년 후 본업으로 돌아갔는데 연기가 안돼더라. 느끼는 기능이 없어져서 고생을 많이했다. 생각을 너무 많이 했어서... 다시 감수성을 살려서 배우를 하고 있다.

참여정부때 사람들이 워낙 고통을받으니까 스스로 연기를 하기위해 떠나기도 했지만 보고있으면 너무 속상해서 멀리 산속으로 들어가는 심정으로 본업에 충실했다. 

 

실종이라는 영화를 하기전에 예전부터 악역을 여러 번 했었다. 바깥을 향해 어떤 이유에서든 적개심을 가지면 굉장히 나쁜 사람이 되더라. 이것은 '나쁜신문'을 통해 배운것이다.

(노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에 어떤 역을 맡고싶냐는 질문에 '악역에 어떻게 접근하면 되는지 알았기 때문에 족벌신문역을 하고싶다.' 는 대답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나쁜신문'을 경쟁자로 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 중 잊혀지지 않는 말이 두 개 있다.

 “나는 언론과 조우했다”

 "그렇다면 내가 민주주의를 하지 말았어야했는가?”

 

 87년까지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다가 국민들이 만들어 놓은 자유를 가지고 족벌신문과 재벌들이 자기 본분을 깨뜨리고 권력을 더 차지하기 위한 탐욕의 경연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화이후 자유로운 성토에서 민주화과정에 도움을주기는커녕 끝없이 발목을 잡은 그들이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 “길 닦아 놓으니 뭐가 먼저 지나간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열심히 길 닦아 놨더니 왜 길이 왼쪽으로 비뚫어졌느냐며 시비를 걸고있다. 더군다나 그 세력은 세습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제도적 민주화가 되면서 언론자유가 보장되기 시작한 이후에 나타난 행태들을 보면 집권을 추구하는 세력이 있다고 이해해야한다. 정치권력이든 시장권력이든 감시를 하고 잘못된것을 못하게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는것이 언론의 역할인데 관중석에서 내력와서 운동장에서 뛰고 있으니..본연의 자세를 넘어서 활동하고 있으니...정권에 대해 경쟁하는 자로 봐야 대책이 나올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정치인들이 언론에 뒷통수 맞아도 가만히 있으면 국회의원 재선되는데는 도움이 될지모르겠으나 정권을 놓고 언론과 경쟁한다고 본다면 비굴하게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해봐야 소용없다.

 

그러면 족벌신문들은 스스로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뭉뜽그려가는것이 일부 특권층을 위한것인데 왜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가? 이익구조위에 정서구도와 감정구도를 얹어놨기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지역감정'과 '빨갱이 논리'이다.

 

개혁을 할 이유가 없는 민주당과 새로운 정당에 대한 꿈

 

민주당은 개혁을 할 이유가 없다. 굳이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들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지구당위원장 옆에만 잘 있으면 공천받을 수 있다. 게다가 공천만 받으면 지난 총선보다 환경도 좋아졌다. 어찌하면 바꿔나갈 수 있는건가? 시민주권모임이 강화되는수밖에 없다.


우리가 뭘 해야하나?

시민주권모임을 만드는것이 유업에 따라 일을 하는것이다. 함께 지켜보고 일을 해 나가겠다. 시민주권모임이 해야할 일은 시민운동과 정치운동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대의민주주의 강화가 결론이다.

 

민주당이 가장 큰 야당이지만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지금의 민주당은 공천물갈이가 불가능하다. 당원이 주인인게 당연한데 당원명부조차가 없다. 그들은 개혁을 별로 하고싶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상태로만가면 다음 총선에서 상당수 수도권에서 이길것이다. 대선에서는 이 구도대로라면 반드시 질테지만 총선은 이길것이므로 개혁에 대한 의지가 없다. 총선에서만 이기면 국회의원은 계속할 수 있으니까.

 

국민의 뜻을 받들여 새로운 정당을 만들려면

 

1. 족벌신문은 신문이 아니라 경쟁자라는 인식

2. 지역대결구도를 완화하는 선거법개정

3. 당원이 주인인 정당

4. 민주정부 10년의 공과 과를 모두 승계할것. 자당 출신 대통령을 축출했던 그 배신에 대해서 납득할 수준의 공개사과와 반성이 있어야함.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노력했지만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부분들(주거,일자리..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을 하려는 정당

 


실제 경제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기때문에 막연히 서민을 위한 정당 이런것 말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제시가 필요하다 (100대 정책과제 등).

열린우리당때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 제대로 안되었던 이유는 당원의 성향이 너무 달랐다. 화학적 결합이 되지않고 충돌이 일어났다. 있어 왔던 정당구조50% 인터넷정당50% 이렇게 방 두 개 짜리 집을 만들자. 이러한 제안을 하는 이유는 열린우리당이 잘 되지 않았기때문이다. 70년대는 선도자들의 희생적인 투쟁이었고 80년대에는 학생들이 결합하여 6월항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시민사회단체로 옮겨 갔다. 2008년 촛불의 주역은 김대중,노무현때부터 뉴스를 보기시작한 세대이다. 그들은 기존 정치판을 보며 "놀고있네" 하다가 "우리도 한 번 나가서 놀아보지 뭐"로 바뀐 세대다.

 

다양한 세대를 포괄하는 정확한 당원명부를 가지는 그동안 없었던 정당이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놀듯이 활동하는 당원을 가진 정당으로 가입과 투표권을 13세부터=중1 부여(노사모때그랬다)해서 실제 투표권을 갖지 못한 사람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민주주의 훈련을 가능하게 해야한다. 당원의 의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구조로 돌아가는 정당의 출연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의 '무브 온'식의 운동과 같은 시민운동의 측면과 대의민주주의 강화 측면이 함께 가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문성근씨는 앞으로 또다시 '누군가'를 위해서 운동을 하지는 않을것 같다고 했다. 방대한 공부가 필요한 일이라 또 다시 하지 않을것이며 자신도 없다고 했다. 2년동안 그 생각만하고 살았을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며 짤막한 활동-봉사 등-직업을 바꾸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민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겠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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