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가 갈 길을 영화인들이 모여 말하다
영화진흥회는 지금 영화계 안팎으로부터 거센 반발과 저항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이런 영진위의 정상화를 위해 '영진위가 가야할 길을 묻다' 토론회가 어제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프레시안 주최, 최문순의원실 후원으로 열렸습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신동일 감독, 임찬상 감독, 이용배 감독, 차승재 회장, 원용진 교수 등이 나왔습니다.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영화판은 계속 시끄러웠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 공모, 독립영화전용관 공모, 그리고 시네마테크 공모 등 어느 사안이건 절차부터, 진행, 결과, 뒷수습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http://blog.daum.net/moonsoonc/8495384 씨네21 특집-누구를 위한 영진위인가
http://blog.daum.net/moonsoonc/8495349 영진위 공모선정 무효
http://blog.daum.net/moonsoonc/8495356 서울아트시네마 공모제 전환문제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선 문순c가 조희문 위원장을 질타하기도 했죠. 하루종일 문방위 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집중포격을 했는데도, 꾿꾿히 버티는 조위원장의 맷집도 상당했습니다.
맷집만한 행정능력을 보여줬다면, 어제 토론회는 열리지 않았겠지만요.
사회를 맡은 오동진 영화평론가, 원용진 서강대 교수, 최현용 영화인대표자연대회의 사무국장.
임찬상 (효자동이발사) 감독, 신동일(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 감독.
신동일 감독은 영화아카데미 출신답게 영화아카데미가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는 걸 지적했습니다. 현재 영화아카데미는 신입생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죠. 게다가 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들 작품을 새로 선정된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루에서 감독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영하는 바람에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헝그리베스트 5, 소나기 등을 연출한 이용배 감독은 현재 영화아카데미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
한편 이날 토론회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과 내방객이 왔습니다. 그만큼 우리 영화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차승재 제작가 협회 회장. 우리에겐 싸이더스 대표로 더 잘 알려졌죠.
그는 "스크린쿼터 문제 때 원로, 현역을 가리지 않고 영화계 전체가 합심해 움직였던 것과 달리 이번 일련의 문제는 '한국영화의 미래'에 관한 것이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미래는 커녕 현재도 없을 지 모르며, "영화가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호사품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시네마테크인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도 패널은 아니었음에도 토론회장을 찾았습니다. 그는 "문화예술의 논리는 동일성이 아닌 차이(예외성)에서 기인한다"며 시네마테크는 "차이의 논리에서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정리했습니다. 또, 물론 이런 예외의 논리를 적용하는데 있어 섬세함이 요구되나, 현 정부의 문화정책은 매우 거칠고 일방적, 폭력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의장을 찾아 토론회를 지켜보던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전 사무국장도 영진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고 국장은 "영진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간 관계설정이 잘 못 된 것이 현 상황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하며, "현재의 영진위는 유인촌 장관이 이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동원되는 꽃놀이 패일 뿐"이라고 성토했습니다.
본래, 토론회를 기획하면서 주최 측은 영화진흥위원회에 공식 참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내방객 석에서 영진위 관계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죠.
영진위가 이날 토론회장 분위기를 반만이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우리는 영진위가 조만간 정상화 될 것이라고 기대해도 될까요. 귀를 틀어막고 '나홀로 행정'을 계속 하고 있는 영진위는 언제 영화인들의, 또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읽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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