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의정활동]/문순c네 식구들 이야기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에게 바치는 영화 <양 한마리, 양 두마리>

문순c 2009. 12. 14. 15:20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에게 바치는 영화 <양 한마리, 양 두마리>

두 소녀의 잃어버린 꿈을 되찾는 과정 그린, 35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작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 대화하는 황철민 감독, 배우 이혜진, 성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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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부터 18일까지 9일동안 열리는 35회 서울독립영화제가 12월10일 오후7시 중앙극장 스폰지하우스 1관에서 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류시현의 사회로 개막식을 가졌다.

 

개막식은 인디밴드 '불나방 소세지 클럽'의 개막 축하 무대에 이어,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의 개막선언,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는 45편의 경쟁작과 초청작의 감독 소개, 옴니버스 영화인 개막작 <원 나잇 스탠드> 감독소개에 이어 개막작 <원 나잇 스탠드>가 상영되었다.  

 

 

 

                                        황철민 감독의 <양 한마리, 양 두마리>의 한 장면

 

서울독립영화제 나흘째인 12월13일 오후8시20분, 스폰지 하우스 6관에서는 장편 경쟁작인 황철민 감독의 <양 한마리, 양 두마리>가 상영되었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는 2004년 제작한 <프락치>로 34회 로테르담 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받은 황철민 감독의 세번째 장편 영화로, 감독이 영화 말미에 밝혔듯이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에게 바치는 영화'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는 우리 사회 현실의 부조리를 쫓아 온 감독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으나 전작인 <프락치>나 <우리 쫑내자!>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간접적인 화법으로 접근한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는 중학교 시절 연극동아리의 절친한 친구였던 두소녀가 헤어져 다른 성장과정을 걷다가 성인이 된 후, 한사람은 비정규직 노동자로(진희), 한사람은 대기업 사원(예원)으로 다시 만나 일어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서로 달라진 모습으로 만난 두 소녀는 갈등에 휩싸이나,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오히려 잃어버린 옛날의 꿈을 다시 회복하는데, 우리 모두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하는 영화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의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 대화하는 황철민 감독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상영이 끝난 후

황철민 감독과 두 주연 여배우 이혜진 (예원 역), 성수경(진희 역)과 관객과의 대화 

 

 

다음은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상영이 끝난 후 황철민 감독과 두 주연 여배우 이혜진 (예원 역), 성수경(진희 역)과 나눈 관객과의 대화다.

 

Q : 왜 영화 제목을 <양 한마리, 양 두마리>라고 하였나? 성경에 99마리 양보다 한마리 양을 구한다는 길잃은 양 한마리 생각 났는데?

황철민 :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할때 관객에게 들어오라며,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 세마리 들어오세요

하더라. 관객들이 전부 양인 셈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늑대들이 사는 세상이 아니라 양들의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붙였다. 원래 영문 제목은 <모스크바>다.

 

Q : 왜 영문 제목이 <모스크바>인가?

황철민 : 영화속에 체홉의 <세자매>이야기가 나온다. 체홉의 연극 대사에 세자매가 모스크바를 그리워하고 모스크바로 떠난다. 모스크바는 꿈을 상징한다. 꿈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 <모스크바>라고 했다.

 

 

 

                                                        예원 역을 연기한 배우 이혜진

 

Q : 두 주인공인 여배우들은 본인 맡은 배역을 어떻게 했나?

이혜진 : 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며 꿈을 갖고 있으나 표출하지 못하는 역할을 했다. 진희를 통해 본래의 성격을 찾는 역을 했다.

성수경 : 역할 하면서 그런 아이들 역할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 까 고민했다. 순수한 꿈을 가지고 있으나 사회적 편견으로 다르게 보는데, 다른 사람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 갖기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 했다.

 

Q : 영화적 주제 갖고 고민하는 나이라 입장, 공감했다. 진희는 역동적인 역할을 했는데, 다양한 모습 보여주면서 술자리장면이나 노동자들과 "나는 돌아갈 데가 없어"라는 등 직설적인 말을 햇는데, 감독님은 대 놓고 주제의식 드러내고 싶으셨는지?

황철민 : 한국영화에서는 한국사회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검열하듯이 우리 사회 현실을 이야기 못한다. 켄 로치 김독의 영화였으면 당연했을 것이다. 한국사회는 "노조도 없는 대기업 다니는 것 대수냐?" "이런 물건 사면 공범이다"라는 대사 하기 어렵다. 젊은 시절 유럽에서 15년 살았기 때문에 당연했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대사 없다. 우리 스스로 검열하면서 사는 것 아닌가? 생각해서 영화에서 써먹었다.

 

 

 

                                                        관객과 대화하는 황철민 감독

 

Q : 결국 감독님의 주제의식을 드러낸 대사?

황철민 : 진희가 마지막 장면에서 "돌아갈 곳이 있다"라고 말한 것 중요하다. 삶의 목표, 종지부 찍는 말이다. 애매모호하게 영화 끝내는 것 싫다. 감독이 답 얻지 못하고 애매모호해 그렇게 끝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희는 긴 방황끝에 돌아 갈 곳이 있다는 것 의미 있을 것, 그래서 그런 대사 했을 것이다. 관객이 노동운동하는 저 소녀, 내 딸, 내자식일 수 있다는 사회적 연대감을 진희로부터 보았으면 좋겠다. KTX노동자. 기륭전자 투쟁 등, 가족으로 생각했으면 엄동설한에 투쟁하게 놓아 두었을까? 이렇게 각박한 사회 다시 공동체로 돌아가고 낯선 얼굴이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진희역을 연기한 배우 성수경

 

Q : 노동자인 진희역을 맡은 성수경씨는 어떻게 연기했나?

성수경 :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여자였기에, 노동자, 해고자를 다룬 동영상을 많이 보았다. 20대 여자들이 굉장히 과격하고 직설적이어 입에 걸리는 느낌이었다. 가슴속에 쌓여 건들기만 하면 튀어나오는 대화같았다.

 

Q : 진희의 노래방 장면, 술집 장면과 진희가 현실로 돌아가겠다는 결심하게 된 과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표현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황철민 : 진희는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로 현장에서 뛰쳐나와 친구집에 온 상태다. 모든 행위들이 발악같았을 것 아니었나? 내가 이열차를 못 타면 영원히 못 탈것 같다는 강박관념에서 그런 행동 이어진 것 아닌가? 에너지 회복되고 여유 찾으면 정상적인 환경으로 돌아가게 된 것 아닌가? 자연스럽게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실력이 한계가 있어 부족했던 것 같다.

 

 

 

                                                   영화 <양 한마리, 양 두마리>의 한장면

 

Q : 기륭전자 노동자 투쟁 생각나게 했는데, 이 영화를 보여 드렸나?

황철민 : 간접적으로 보러 오시라고 이야기했으나 한가한 상황 아니어서 못 오신 것 같다. 보실 수 있는 기회 될 것이다. 영화에서 처음 나오는 텐트가 기륭전자 텐트다. 찢긴 텐트 구해서 사용했다. 느낌 살아 있는 텐트다.

 

Q : 지하철 타고 가는 장면에서 감독이 직접 출연했는데?

황철민 : 전혀 예산 없는 영화라 필요하면 카메라 앞에 서야 한다. 승객도 스텝들이었다. 두 여배우도 세종대 연기과 학생들이다.

 

Q : 개봉은 언제 하나?

황철민 : 아직 개봉 날자 못 잡았다. 일단 블로그에 열심히 올려주시기 부탁한다. 한국의 비정규직노동자가 보면 100만은 보지 않겠나?

 

 

 

 

Q : 다음 작품 계획은?

황철민 : 아직 없다. 1년에 한편씩 찍을 계획이다. 제작비 없어 작은 영화 될 것이다.

이혜진 : 아직 학교 다니고 있어 연극이나 학교 작품 하고 있다.

성수진 : 아직 없다.

 
한편, 영화 <양한 마리 양 두마리>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12월16일 오후1시에 한번 더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