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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문순C/언론보도

[K리그 시도민구단 구단주에게 듣는다②]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람 귀하게 여기는 구단 문화 만들 것"

[K리그 시도민구단 구단주에게 듣는다②]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람 귀하게 여기는 구단 문화 만들 것"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4일 춘천에 있는 강원도청 시장실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새 시즌 축구단 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제공 | 강원도청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59) 강원도지사를 만난 건 한해의 절기가 시작되고, 만물이 소생한다는 지난 4일 입춘(立春). 강원도 춘천엔 시샘 많은 북풍이 맴돌았지만 최 지사가 있는 강원도청은 연초 업무로 열띤 분위기였다. 정계와 축구계 뿐 아니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최 지사가 스포츠서울이 마련한 ‘K리그 시도민구단 구단주에게 듣는다’ 특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한 것은 지난해 맛본 달콤한 열매 때문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챌린지(2부)로 강등된 첫해, 강원은 난파선에 비유되며 흉흉한 소문이 가득했다. 그러나 최 지사는 임은주 대표와 의기투합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케이스다. 당장 클래식 승격을 목표로 하기보다 구단 사무국의 전문성과 재정 투명성 등 경영 안정화를 우선으로 여겼다. 구단의 재무제표와 방만한 운영을 뿌리 뽑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회계규정없이 거래처를 빙자해 쓰는 법인카드 남용, 살람살이에 맞지 않는 46명의 대규모 선수단과 사무국 연봉체계 등이 개혁의 과제였다.

결국 선수단을 46명에서 29명으로, 사무국 직원도 10명이나 줄였다. 도민주로 탄생한 구단임에도 주식회사라는 이유로 감사를 거부, 도의회에 예산 활용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관행도 바꿨다. 강한 개혁을 시도하자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졌으나 80억이 넘는 빚을 대부분 청산했다. 12억의 흑자를 내 시도민구단의 새로운 이정표도 썼다. 최 지사는 “6년의 강원FC 역사를 크게 반성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본 한 해였다”며 2015년은 강원FC의 새 도약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예산 집행 내용, 스폰서 뿐 아니라 도민에게 공개할 것”
매년 40억 원의 스폰비를 지원한 강원랜드는 축구단 부실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 시즌부터 지원예산 중 20억 원은 조기 집행하되 나머지 20억 원에 대해서는 조건부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랜드의 수정안 가운데는 구단주인 도지사가 지난 과거의 부실운영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지사는 “당연한 요구다. 강원랜드 뿐 아니라 다른 스폰서, 도민주주 등에게 강원의 예산 집행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전임 대표이사 등의 방만한 경영도 대부분 밝혀진 상황이다. 반성할 건 하고, 잘한 점은 더욱 키워나가야 한다. 모든 재정에 대해서는 ‘공개의 원칙’을 세워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민구단은 시민구단과 다른 성향을 지녔다. 자치구역이 넓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별 축구 단체를 조직화해야 하고, 우수한 유소년 선수를 길러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도내 18개 시군에 있는 유소년 선수가 그동안 강원 구단의 정체성을 인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올해 임은주 대표를 중심으로 각 지역을 돌며 유소년과 교류를 강화하려고 한다. 또 리그 경기도 지난해 열린 원주 뿐 아니라 정선 등 다양하게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3)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4일 춘천에 있는 강원도청 시장실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새 시즌 축구단 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제공 | 강원도청


◇“K리그 감독 파리 목숨? 사람 귀하게 여기는 문화 만들 것” 
최 지사는 이어 “승격 또는 강등, 성적에 따라 구단의 존폐가 오가는 시도민구단의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 안정화를 꾀한 축구단이 성적에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시도민구단처럼 재정적으로 열악한 팀이 무리하게 성적 지향적으로 나서다가 생존 위기를 맞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 지사도 재정 투명성은 일단 확보했으나 그동안의 경험으로 성적 욕심은 후순위로 미뤘다고 한다. 코치진과 선수단을 중심으로 강원만의 전통, 색깔이 있는 축구를 정립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빛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민에게 신뢰받는 구단이 되려면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단다. 그는 “(시도민구단이)단기 승부에 집착하다가는 무리한 승리 수당 등 계획에 어긋난 예산 집행을 하게 된다. 이는 팀의 사정이 어려워지는 지름길이다. 강원 구단도 과거엔 이 같은 일을 반복해 떠돌이 집단으로 전락했다. 챌린지로 강등했다고 해체 위기를 맞는 시도민구단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 목숨으로 불리는 K리그 사령탑의 비참한 현실을 시도민구단부터 바꿔야 한단다. 최 지사는 “아무리 좋은 팀이어도 감독이 원하는 축구 색깔을 내고, 선수가 전술에 녹아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새롭게 부임한 최윤겸 감독의 체제에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 선수단이 구단에 충성심을 갖는 문화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투명한 예산 사용, 리그 성적과 직결됨을 입증하겠다” 
그는 축구라는 종목에 대해 “전쟁을 축소한 것”이라면서도 “큰 틀에선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축구의 뜨거운 열기도 노사갈등이 심한 지역에서 비롯됐다. 그만큼 축구는 개개인의 감정을 대입해 희열을 느끼게 하는 속성을 지녔다. 보편성의 가치가 크다”며 “진정성을 갖고 K리그를 살리는 데 노력해야 한다. 윗선에서 기득권도 내려놓을 땐 내려놓고 치열하게 임해야 한다”고 했다. MBC재직 시절 시절 축구담당기자를 경험했던 그답게 축구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그러면서 강원도민의 축구에 대한 DNA는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과거 강릉상고, 강릉농고 라이벌전 등 지역 내 축구 열기는 엄청났다. 설기현, 이을용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이유다. 강원 도민의 잠재력을 폭발할 만한 매개체 구실을 우리가 해야 한다. 18개 시군에서도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물론 성적이 뒷전은 아니다. 올 시즌 팀 목표는 당연히 클래식 승격으로 뒀다. 최 지사는 “어느 때보다 선수단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 시즌 이랜드라는 기업구단이 (챌린지에)들어왔고, 천적인 상주가 버티고 있으나 자신 있다. 무엇보다 예산을 투명하고, 정직하게 사용하면 성적도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가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2015년 강원의 비전을 사자성어로 묻는 말에 “일비충천(一飛沖天)”이라며 “지금까지 여러 가지 난제로 움츠린 시간을 보낸 만큼 내공을 가득 채워 도약하는 시기를 만들겠다”고 웃었다.

춘천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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