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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2배 행복2배]/강원도 밀착취재

도지사가 소방관으로부터 받은 편지 moon vs moon


이번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녹음 파일을 듣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해당 소방관들이 문책을 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 소방관이 썼다는 편지글을 보고 또 한 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녹음파일을 듣고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화가 난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상황실 근무자가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절차에 따르지 않았서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습

니다.
아무리 다시 들어도 "감히 날 몰라봐?"였던것 같습니다.



제가 강원도청 말단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새삼 깨닫게 된 사실인데,

말단 공무원에게 도지사는 하늘과 같은 존재입니다. 상명하복 도청 조직에서 조직의 최상부
 
지도자인 도지사는 그야말로 하늘과 같습니다. 말단 공무원이 도지사를 마주하기도 어렵고,

도지사와 전화통화를 할 일도 없습니다. 수시로 걸려오는 장난전화에 이골이 난 소방관들에

게 '나 도지사 김문순데 당신 이름이 뭐요?'라는 119전화는 당연히 장난으로 들렸을 것입니

다.



문책당한 소방관이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사죄의 글을 봤습니다.

오죽하면 저런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을까...그 과정을 생각하니 또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는 이번에 상황실에서 경기도지사님의 전화를 받은 담당자입니다.

먼저 저의 경솔한 행동과 실수로 지사님을 비롯해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상황실 근무자는 어떤 전화이든지 소방공무원 재난현장 표준절차에 따라 자신의 관등성명을 밝히고 사고내용에 대하여 성실히 응대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저는 자의적으로 너무 경솔하게 장난전화라 판단하고 규정도 무시한 채 너무 큰 무례를 범했던 것 같습니다.

지사님께서는 저희 소방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시고 3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보강,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미지급 초가근무수당 지급 등 저희 소방관을 위해 노력해주시고 계신 걸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것은 이번 일로 인해 우리 소방에 애정을 갖고 계시는 그런 지사님의 모습이 퇴색되고 왜곡되는 것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번 일이 더 이상 쓸데없는 오해와 논란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루 종일 각종 언론에 보도되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마음이 무거워져 이렇게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이번 일로 경기도청이나 소방행정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가장 힘든 곳에서 목숨을 다해 일하시는 분들입니다. 전화 한 통 잘 못 받았다고(그게 잘못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번 양보해 잘못이라 치고)
 그렇게 내동댕이 칠 그럴분들이 아닙니다.

도정의 책임자의 행동치고는 몹시 졸렬합니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강원도지사 문순c였다면 어찌했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혹

시 문순c가 119로 전화를해서 '나 도지사 최문순인데 당신 이름이 뭐요?'라고 물었을 때 춘천

소방서 소방관이 똑같이 대응했다면 문순c도 그분들을 인사조치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

다. 문순c였다면.....



그러던 중 전에 문순c가 받은 편지들이 떠올랐습니다.


지난7월 춘천 산사태때 구조작업을 벌였던 춘천 소방서 소방관분들이 보낸 편지였습니다. 제

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하늘같은 도지사라고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 일로 소방공무원분들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항상 목숨을 걸고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 소방 공무원분들 힘내십시오!





by 비행어른